지원동기 — 회사를 칭찬하지 말고 접점을 쓴다

지원동기에서 회사 자랑을 하면 떨어진다. 나와 회사가 만나는 지점을 써야 한다.

지원동기는 가장 많이 쓰이면서 가장 많이 틀리는 문항입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회사 이야기를 쓰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형태

"귀사는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성장해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귀사의 비전에 깊이 공감하였으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의 문제는 세 가지입니다.

  1. 회사가 이미 아는 내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2. 회사 이름만 바꾸면 다른 회사에도 그대로 낼 수 있습니다
  3. 지원자에 대한 정보가 한 글자도 없습니다

평가자는 자기 회사가 훌륭한지 확인하려고 자소서를 읽지 않습니다. 이 사람이 왜 우리에게 오려 하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지원동기는 접점을 쓰는 자리

지원동기의 본질은 나와 회사가 만나는 지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순서내용
1내가 이미 해온 것 — 경험, 관심, 방향
2그것이 이 회사의 어떤 지점과 겹치는지
3그래서 여기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순서가 중요합니다. 나에서 출발해 회사로 갑니다. 회사에서 출발하면 반드시 칭찬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저는 2년간 소규모 온라인 스토어의 상세페이지를 만들면서, 같은 상품이라도 첫 화면 구성에 따라 이탈률이 크게 갈린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습니다. (내가 해온 것)

귀사가 최근 모바일 상세페이지 구조를 개편하면서 스크롤 깊이를 지표로 공개한 것을 보고, 제가 감으로 다루던 문제를 데이터로 다루는 조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겹치는 지점)

제가 익힌 것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다시 배우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

회사를 조사하는 방법

접점을 쓰려면 회사를 알아야 합니다. 다만 홈페이지 소개글을 옮겨 쓰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음 자료들이 훨씬 유용합니다.

  • 채용 공고의 담당 업무란 — 가장 정확한 정보원입니다
  • 기술 블로그·뉴스룸 — 조직이 지금 무엇에 관심 있는지 드러납니다
  • 최근 1년 내 보도자료 — 진행 중인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 채용 설명회 자료 — 조직 구조와 평가 기준이 나옵니다
회사의 연혁이나 매출 규모는 쓰지 마세요. 회사가 자기 매출을 모르지 않습니다. 인용해야 한다면 최근에 바뀐 것을 인용하세요. 지원자가 최근까지 관심을 두고 지켜봤다는 증거가 됩니다.

직무 지원동기가 따로 있을 때

"회사 지원동기"와 "직무 지원동기"를 나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두 답변이 같은 내용이 되면 안 됩니다.

문항답해야 할 것
회사 지원동기왜 다른 회사가 아니라 여기인가
직무 지원동기왜 다른 직무가 아니라 이 일인가

직무 지원동기에는 그 일을 선택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들어가야 합니다. "적성에 맞아서"는 계기가 아닙니다. 언제 무엇을 해보고 그렇게 느꼈는지를 씁니다.

정리

  • 회사 칭찬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 나 → 겹치는 지점 → 하고 싶은 일 순서로 씁니다
  • 회사 이름을 바꿔도 말이 되면 다시 씁니다
  • 인용은 연혁이 아니라 최근 변화에서 가져옵니다

경력직의 지원동기

경력직은 신입과 구조가 다릅니다. 왜 지금 옮기려 하는가가 반드시 함께 답해져야 합니다.

순서는 이렇게 잡습니다.

  1.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지 (한 문장)
  2. 그 일에서 더 하고 싶은데 못 한 것이 무엇인지
  3. 그것이 이 회사에서 가능한 이유

2번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이전 회사를 비난하면 안 되고, 그렇다고 아무 불만이 없는 것처럼 쓰면 이직 이유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못 해본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이전 회사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부족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채널 운영 전반을 혼자 맡다 보니 폭은 넓었지만, 한 영역을 깊이 검증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측정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공고를 뜯어 읽는 법

지원동기의 재료는 대부분 채용 공고 안에 있습니다. 다만 그냥 읽으면 안 보입니다.

  • 담당 업무를 항목별로 쪼갠 뒤, 내가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을 표시합니다
  • 자격 요건과 우대 사항을 구분합니다. 우대 사항이 그 조직이 지금 아쉬워하는 지점입니다
  • 공고에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를 찾습니다. 그것이 이 자리의 핵심입니다

세 번째가 특히 유용합니다. "검증", "자동화", "표준화" 같은 단어가 여러 번 나온다면, 그 조직이 지금 그 문제를 겪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원동기에서 그 지점을 짚으면 공고를 제대로 읽은 지원자가 됩니다.

모든 지원처에 쓸 수 있는 문장은 지웁니다

완성한 뒤 마지막 점검입니다. 문장을 하나씩 보면서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 문장을 경쟁사 지원서에 그대로 넣어도 말이 되는가?"

말이 되는 문장은 지원동기가 아닙니다. 그런 문장이 절반을 넘는다면 다시 쓰는 편이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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